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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2. 13. 15:35

릴케: 젊은 시인에게 충고 카테고리 없음2017. 2. 13. 15:35

젊은 시인에게 주는 충고  -라이너 마리아 릴케- 


마음속의 풀리지 않는 모든 문제들에 대해

인내를 가지라.

문제 그 자체를 사랑하라.

지금 당장 해답을 얻으려 하지 말라.

그건 지금 당장 주어질 순 없으니까.

중요한 건

모든 것을 살아 보는 일이다.

지금 그 문제들을 살라.

그러면 언젠가 먼 미래에

자신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

삶이 너에게 해답을 가져다 줄 테니까.



삶과 세상의 많은 문제들, 현상들, 사람들, 또는 심지어 하나님에 대해서 쉽게 결론을 내리는 태도에 대해서 생각하던 중 마주친 시.  당장 결론을 내리려는 태도, 또 많은 것에 대해서, 사람들과 하나님에 대해서 쉽게 평가하고 단정하는 태도 또한 reductionism 이라고 칭할 수 있을까? 잘 모르겠다. 

릴케가 시인 지망생에게 했다는 충고이라지만, 시쓰기/감상에 큰 관심이 없는 이에게도 참고가 된다. 


다음의 스탠리 하우어워스의 말 또한 떠오른다. 신앙은 답을 모른채 계속 나아가는 법을 배우는 일 이라..


"나는 기독교 신학자다. 사람들은 내가 그런 질문에 답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나는 그런 질문에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모른다. (중략) 그러나 내가 볼 때, 그리스도인으로 사는 것은 답 없이 사는 법을 배우는 과정이다. 이렇게 사는 법을 배울 때 그리스도인으로 사는 것은 너무나 멋진 일이 된다. 신앙은 답을 모른 채 계속 나아가는 법을 배우는 일이다." 


위의 인용문에 대해서 좀 더 생각해 본다.

답을 모른 채 계속 나아간다고 해서, 문제를 회피하고 내버려두는 건 바람직하지 않은 거 같다. 인생과 신앙의 문제들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struggle 하면서, 어설픈 결론을 내리려 하지 않고 인내를 가지며 나아가는 것. 어설픈 결론을 진리인 양 설파해서는 더더욱 아니되고. 어쩌다가 얻게 되는 답조차 하나님의 지혜에 못이르는 불완전한 결론일 지 모른다는 여지를 항상 남겨두고 열린 맘과 자세를 유지하는 것.


많은 경우, 해답은 커녕 질문조차 정확히 뭔지 모르고 헤매이고 고뇌할 때가 더 많은 거 같다.

 

기의 온갖 질문들과 어설픈 답들 끝 마지막 부분,  욥에게 나타나신 하나님, 질문들에 해답은 안 주시고 다른 말씀들을 하시며 (우문현답?)  모습을 드러내신 하나님이 문득 떠오른다. 그런  하나님을 마주하고 신뢰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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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leasing2j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