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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6. 21. 02:28

피아노 카테고리 없음2022. 6. 21. 02:28

얼마 전 동생집을 방문해서 보니 동생은 매일 하루 1-2 시간씩 피아노 연습을 한다고. 어린 시절부터 워낙 쇼팽을 좋아했었고 요즘은 리스트 등을 연습하고 있다고 한다. 아, 동생은 음악가가 아니라  OMFS (oral and maxillofacial surgeon)이다.

동생이 초등학교 때 같은 반 친구가 즉흥환상곡을 치는 걸 보고 감동을 받고 와서 그 후로 피아노를 열심히 치기 시작하던게 기억난다.  즉흥환상곡은 양손이 따로 논다고 어찌나 감탄을 하던지 - 막상 자신은 그랬던 사실을 잊고 있어서 이번에 내가 알려줬다. 그랬더니 "아 내가 그래서 즉흥환상곡을 그렇게 연습했구나"  새삼스레 놀란다.  미국 고딩 학창시절부터 쇼팽의 녹턴은 외어서 치곤 하더니 요즘은 즉흥환상곡도 악보를 안 보고 친다. 

어린 시절을 함께 보낸 동생이 자기 분야의 권위자가 되었을 뿐 아니라, 취미일 뿐이었던 피아노에  열정을 가지고 긴세월 쉬지 않고 노력해왔다는게 너무 신기했다. 

그러고 보니 어머니께서도 피아노 연습을 종종 하시곤 하신다.  피아노 이모 가 살아계실 때 레슨을 받기도 하셨고. 

아이아빠는 바이올린을 좀 배웠다던데 물론 지금은 안 하고 일할 때 클래식 음악은 잘 듣는 듯 하다. 

아이는 초등학교까지 피아노를 좀 배웠고, 키보드로 게임음악 같은 걸 혼자 연습해서 치는 수준이다. 음악 듣는 건 골고루 즐긴다.  

나는 일찍부터 피아노 아니 음악 포기자였다 (피포자 혹은 음포자?). 어머니께서는 내가 태어나자마자 피아노를 구입하셨었다.  피아니스트를 시켜야겠다고 생각하셨단다.  만 4 세인가부터 피아노를 배웠는데, 동네 피아노 선생님께서  "박자를 잘 못 맞춘다"라고 하셨다는 말을 전해듣고 흥미를 완전히 잃어버렸었다.  그 후 어머니께서도 날 향한 피아니스트의 꿈을 버리셨다. 그래도 초등학교 까지 배우긴 했는데  연습을 정말 안 해서 진도도 안 나갔다. 바이올린으로 갈아타긴 했는데 바이올린도 마찬가지. 바이올린은 박자와 더불어 음정까지 조절해야 하는게 더 어려웠다. 그 당시 S 대 바이올린 전공생이었던 이종사촌언니 선생님을 포함 다른 선생님도 내게 소질이 없다고 했으니 일찍 알아보신 선생님들께 감사하긴 해야 한다.  

어제 한국의 한 소년 피아니스트가 국제 콩쿨에서 우승한 연주 연상을 보면서  감탄했다. 그리고 산 속에 들어가서 피아노만 치면서 살고 싶다는 그의 피아노사랑은  현대 자본주의 세속사회에 순수하고 귀하게 여겨졌다. (어떤 분야이건 그런 순수한 열정을 가지고 노력하는 이들은 참 멋지다). 피아노에 대해서 검색해보다가 David Heftgott 의 biographical movie <Shine (1997)> 도 봤다. 정신이 건강하지 않은가운데서도  피아노에의 열정과 연주가 참 매력적이다. 

사실 피아노 음악뿐만 아니라 요즘은 classical 음악을 더 잘 듣곤 한다. 이전에는 story 가 확실한 trendy 한 k pop 등이 더 좋았었는데.   

시간이 좀 더 흘러 시간이 좀 더 생기면 피아노를 막 치고 싶은 생각이 들지도 모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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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leasing2jc
2022. 6. 10. 11:19

covid 카테고리 없음2022. 6. 10. 11:19

바이러스를 접하는 비교적 최전선에서 일하는 지난 약 2 년 반을 무사히 지나갔는데,
실내와 비행기 위 마스크 규제마저 풀리던 시점에 코비드에 걸렸었다.
아이 졸업식 및 동생집 방문 하고 오는 여행길에 딱 걸렸다.
다행히 함께 했던 가족들이나, 증상 발현 전 함께 일했던 coworker 들이나 환자들 다 괜찮아서 무척 감사했다.
5 일동안 방에서 격리했다.
처음 시작은 인후통. rapid test 양성이 나오자마자 바로 일터들에 연락해서 알렸었고.
약 이틀은 100-104 도의 열이 났고 몸살 증상이 심했다. 하루는 밤낮으로 잠만 계속 잤었다.
그 후로 증상이 급격히 좋아졌는데 5 일이 끝나고 테스트도 음성이 나오고 잔기침이 남아있다.
그래도 6 일이 지나고 다시 일을 시작했다.
2008 년인가 심한 독감에 걸린 적이 있는데 그 때 증상과 비교해 80% 였다고 할 수 있을까?
Long covid 증상은 좀 있다. - 잔기침, 약간의 소화계 discomfort, 등
원래 2-3 년에 한 번씩 먼지를 많이 들이마시거나, 감기에 걸린 후나, 심한 seasonal allergy 를 겪는 해에는 기침을 두세달씩 하곤 하는데, 이번에도 그렇다. covid 로 인한 shelter in place 가 시작되었던 3 월 중순부터 약 4 달간 기침이 심했었는데 (코비드는 아니었고). 이번에는 그렇게 길게 가진 않았으면 좋겠다.
기침사탕, 기침시럽, propolis spray, 도라지청, nasal steam, 또 심지어는 용각산까지 총동원 중이지만, 내 기침에는 시간이 약이라는 걸 경험상 안다.
아이아빠는 아이 졸업식 전부터, 천식증상이 있었는데, 지금 둘 다 기침과의 사투중이다.
costco 에 대용량 기침사탕 사러 다녀와야겠다.

PS: 아이 졸업식 은  내 졸업식 보다는 아이의 졸업식이 더 exciting 하다는 걸 경험.  아이가 여러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학교생활을 잘 마치고 좋은 경험도 쌓고 좋은 친구들도 많이 사귀고 교수들과도 가까이 지내는 시간를 가졌기에 감사했다. 아이의 앞날을 축복한다.

:
Posted by pleasing2jc
2022. 6. 2. 13:41

counter cultural 카테고리 없음2022. 6. 2. 13:41


여주인공 배우를 원래 워낙 좋아했기에 보기 시작했는데, 그 배우가 이전 드라마 배역들과 전혀 다른 이미지로 나오고 또 드라마 분위기도 생소해서 처음에는 조금 당황했다.
그래도 1, 2 회부터 무척 꽂혔다.
처음에는 한국 시골 풍경과 시골 밥상이 정감있어서..
긴 미국생활 중 외롭고 힘들 떄면, 내가 살아보지도 못한 '한국시골'을 그리워하거나, 한국에서는 관심도 없었던 '전원일기'같은 드라마가 보고 싶어지곤 했었는데, 그 감정선의 연장이었던 듯 싶다. 극한 서울 생활에 지친 ㄱ 씨가 산포시를 쉼터로 여겼던 감정과 통하는 정서가 내게도 있어서 1, 2 회의 풍경과 밥상에 나도 ㄱ 씨처럼 위로를 받았던 듯 싶다.
또한 극중에서는 평범하고 무매력이고 촌스럽다고 묘사되는 인물들이 내게는 무척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세간의 화제인 ㄱ 씨보다는 삼남매의 캐릭터가 무척 매력적이었다.

드라마를 반복해서 보는 경우가 아주아주 드문데 이 드라마는 방영 초기부터 반복해서 봤다.
ㄴ의 아저ㅆ 도 몇 년 전에 처음 보고 몇 달 전 다시 보다 말았는데,
이 드라마는 1, 2 회는 세 번 정도 봤고, 나머지는 두 번씩 봤다.
백그라운드로 틀어놓는 드라마가 아니라, 장면 하나하나 대사 하나하나 집중해서 봐야 하는 드라마였다.
인디영화같기도 하고. 이건 소설로 먼저 나왔어야 하는데 생각도 들었었다.
드라마 등장인물들이 변화되어가는 과정 그리고 그들이 실천하는 추앙, 밀당없는 솔직한 사랑/애정표현, 환대, 축복, 하루 5 분의 행복, 해방, 껍데기없이 투명함, 혼자만의 비밀을 지키고 침묵하는 법을 배우며 성숙해가는 이, 스스로가 1 원짜리 동전이 아닌 산임을 발견함,...등등..
이렇게 counter cultural 한 드라마가 가능하구나 감탄했다.
연출과 연기도 다들 좋았다. 군더더기 에피소드 없이, 드라마 후반 늘어지는 느낌도 없었고..
소위 연기 구멍도 없었고, 초반에 raise 했던 이슈들은 거의 다 매듭이 지어지는 수미쌍관의 구조 ('떡밥회수') 등등등...
무게있는 스토리이나 중간중간 웃긴 장면들도 꽤 있었다.
드라마 한 편이 꽉 짜여진 감동적 작품이라서 여운이 오래 남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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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leasing2j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