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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4. 29. 12:32

어쩌다 보니 우연히 카테고리 없음2022. 4. 29. 12:32

최근 동유럽계 환자들을 치료하는 경우가 이전보다 좀 더 잦은 편이다.

이름이나 액센트를 들으면 아 그 쪽에서 왔구나 알 수 있다. 

요즘은 그 쪽에서 온 환자를 만나면 될 수 있으면 출신국에 관한 질문, 개인질문을 직접적으로 많이 안 하게 된다.

전쟁 반발 직후, 이름이 동유럽계인데 영어가 좀 서툰 환자가 한 명 온 적이 있다.

어쩔 수 없이 "What language do you speak?"라고 물었더니

"I speak Russian," 이라고 대답한다.

그래서 "Oh, sorry. I don't speak Russian, but I will try my best to explain.." 이라고 웃어넘기면서 treatment plan 을 설명하고 치료한 적이 있다.

또 다른 환자 한 명은 왜인지 -- 자신의 액센트를 숨기려고 했었을까, 말을 많이 안 하려고 노력하는 눈치가 보여서 많이 안스러웠다.

 

워낙 다양한 나라와 문화의 출신들이 모여 살다보니 생기는 일이다.

Covid 19 사태가 처음 터졌을 때도 중국계 coworker 들이나 환자들을 그 전과 똑같이 대하려고 노력했고, 민감한 대화는 피하려고 많이 노력했다.

한 번은, 미국의 적국으로 분류되는 중동 한 나라 출신 이민자 치과의사가, 내 분야에 관심이 있다고 먼저 연락해와서 도움을 준 적도 있다. 

미국과 외교적 우호관계에 있지 않은 이민자들은 이 곳을 살아가는 것이 어떨까.

어떨 때는, 이곳이 전쟁터도 아니고 내가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medical doctor 도 아니지만, 적군도 치료한다는 의료윤리는 어떤걸까, 생각을 좀 stretch 하는 질문을 하게 된다. 

 

지난 주말에는 우연챦게 Anton Chekhov 의 단편소설을 읽었고 라흐마니노프와 차이콥스키의 음악을 들었다. 

일부러 러시아 문학과 음악을 찾아 접하려 한것도 아닌데.. 

알게 모르게 세계가 얼마나 연결되어있나, 우리가 러시아를 포함한 많은 나라들의 영향을 받고 있나 알 수 있다. 

이번 주 초 출근하며 클래식 음악을 틀어주는 라디오를 듣는데 역시 러시아 작곡가들의 음악을 계속 들려준다.

담담히 작곡가와 음악을 소개하는 라디오 진행자에게서 현 세계정세에 대한 안타까움이 느껴지는듯 했다.

 

모두를 위해서 평화가 임하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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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leasing2j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