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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5. 8. 13:39

피아노 연습 카테고리 없음2023. 5. 8. 13:39

 만 4 살인가부터 국민학교 1-2 학년 까지 레슨을 받았던 듯 싶다. 피아노를 배우는 기간동안에도 중간에 쉬는 기간이 여기저기 있었다. 체르니 30 번에 겨우겨우 입문하기는 했으나 피아노에 재미도 못 느끼고 연습도 안 해서 실력이 전혀 늘지는 않았다. 피아노 레슨을 받을 때 선생님이 시키는대로 기계적으로 쳤다. 집에 와서는 연습도 채 다 안 하고 숫자에 동그라미 치던 기억이 난다. 피아노 치던 대부분의 어린이들에게 있던 기억이리라. 연습 안 하고 동그라미 치기. 하여튼 영혼없이 피아노를 치는 수년이었다. 그 후 바이올린을 조금 배우기는 했으나 같은 양상이었다.  
거의 40 년만에 피아노를 다시 쳐 봤다. 최근 피아노 연주곡을 주로 들으면서, 나도 피아노를 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아이도 자기가 좋아하는 곡을 연습하곤 한다. 동생도 피아노 연습을 꾸준히 하고 있고, 어머니께서도 피아노를 조금씩 연습하고 계시다. 
집에 아이가 치던 키보드가 있고 (있던 피아노는 누군가에게 줬고), 아이가 어릴 때 치던 악보들이 있어서 그걸로 하기로 했다. 
겁도 없이 처음 시도한 곡은 소나티네 첫 장. 소타티나 (Sontina) 라고 써 있는데 어릴 때 소나티네라고 했었었다. 어릴 때 쳤던 거 같은데.. 기억이 확실치는 않다. 어릴 때 치지 않았더라도 여기저기서 많이 들어서도 귀에는 익숙한 곡이다. 
하여튼 정말 오래만에 치니, 악보도 못 읽겠고, 낮은음자리표 키보드가 어딘지 확실히 기억 안 나서 인터넷 검색해서 확인했다. 악보에 연필로 음을 써 놓고 친다.
다음 세 단을 흉내라도 낼 수 있을 만큼 치는데 3 시간이 걸렸다.  피아노 연습을 쉬지 않고 3 시간이나 하다니! 어린 시절에는 상상도 할 수 없던 일이다. 

그래도 자꾸 틀리고, 손은 내가 생각하는대로 안 움직여주고, 손가락과 손목도 아프고.  선생님들이, 손에 계란을 쥐고 있는거처럼 하라고 했던 기억과 힘을 빼고 치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 
기본적 연습이 필요한 듯 해서 하논 1 번을 쳐 보니, 웬 걸.... 그것도 버벅거리고 틀리고... 한 음을 쳐야 하는데 키보드 두 개를 쳐서 음이 뭉개지고.  아, 내 손이 어린시절보다 훨씬 더 컸구나...
그래서 하논부터 열심히 연습하기로 했다. 손움직임도 익히고, 악보 읽는법도 배우고. 
하논만 쳐도 1-2 시간이 훌쩍 간다. 어릴 때는 왜 하논을 쳐야 하는가 도무지 이해를 못 했었다. 부르크뮐러, 소나티네, 체르니는 그나마 괜찮았는데, 하논은 단순한 기계적 연습같이 느껴졌는데 이제야 하논의 목적을 이해하게 된 것이다. 
이렇게 치다보면 언젠가는 감성/영혼 충만한 fluent 한 피아노 연주를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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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leasing2j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