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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8. 26. 08:13

On being introverted 카테고리 없음2019. 8. 26. 08:13

나는 커피를 상당히 좋아한다. 그런데 커피를 못 마신다. 카페인 때문이다. 카페인의 영향이 금방 몸에 나타난다. 커피를 마시면 밤새 잠을 못자기도 한다.   

내 아이는 수박, 체리, 등등 과일을 좋아한다. 그런데 그 과일들을 먹으면 mild allergic reaction 이 있어서 스스로 제한하고 있다. 

내향적 사람들은, people allergy 가 있다는 농담이 있기도 하지만, 위의 경우들과 마찬가지로 내향적 사람들이 사람들을 싫어하는 건 아니다.   다른 사람들에게서 느껴지는 것들이 너무 많아서 (그들의 감정, 등등) 그에 에너지를 많이 소비되는 경향이 있어서 그렇기도 하다. 



나는 내향적인 사람이다.  MBTI 검사 등 해 보면 내향적 성향 점수가 항상 높다. 

아기 때 사진을 보면 어머니 아닌 사람들에게 안겨있으면 다 울고 있다. 

그 성격을 극복해보려고 어린 시절부터 많이 노력했다.

국민학교 때는 긴 머리에 치마를 잘 입고 점심시간에도 고무줄놀이나 공기놀이도 안 하고 독서만 하는  (stereotypical) 소녀같았으나 (국민학교 졸업사진을 보면 혼자만 치마를 입고 있다),

중고등학교 때 학급/전교 임원을 맡으면서 반 아이들 모두와 잘 어울려야 했고  차렷경례 등 호령을 해야 했고 또 '통솔'을 해야했기에 목소리도 더 낮아졌고, 둥글둥글한 성격으로 많이 바뀌었다. 학창시절 어떤 친구가 나보고 "이 전에 비해서 정말 많이 변했다,"했었다. 그런 학창시절을 보내며 다양한 친구들을 많이 사귀었다.한국  고등학교 수학여행 사진을 보면 성적, 키, 집안배경 등등에 상관없이 다양한 친구들과 찍은 사진이 많다.


미국에 와서도,  여전히 내향적 성격을 극복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도전했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다.

내가 불편하더라도, 나랑 비슷한 1.5 -1.2 세들과만 어울리지 않고 2 세들이 다니는 교회에도 나갔고 각종 activity 도 많이 했다.

그 당시, 2 세들이 다니는 교회에서 일상적 대화를 하는 것도 힘든데, 성경공부에도 참여하고 그럤다.  

그러다가 지쳐서 나가떨어지기도 했지만 '성령의 능력,' 혹은 '극기정신'으로 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리고 내가 생각하고 목표한 만큼 하지 못해서 항상 스스로에게 실망했었다. 


보스턴에서 아이를 키우며 대학원을 다닐 때는 주중에는 대학원 수업/ 일등을 하고, 금요일 저녁에는 마켓 여러군데를 다니며 장보고, 토요일 저녁의 성경공부 모임 등을 위해서 토요일에는 청소, 간단한 cooking 을 하며 하루종일 보냈고 등등.. 그랬다.

잘 하지도 못하고, 좋아하지도 않은 cooking 을 하면서 (게다가 타인을 위해서 하면서) 명절 증후군 같은 증상을 매주 겪었다.

panic disorder 비슷한 증상이다. 내면에는 많은 것들이 요동을 치는데 겉으로는 calm 하게 보일 수도 있다.  

남편은 그런 내 증상을 이해 못해서 내가 엄살을 피우고 있다고 여기기도 했다.

지금도 만약 손님접대 요리를 해야 한다면 그런 증상을 겪는다. 

그러나 특이한 건, 내 전문일을 하기 위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일을 할 때는 전혀 안 그렇다. 

역시 요리는 내가 해야 할 일이 아닌것이다. 


이전에는 주말에 각종 집안일, 모임 등을 하고 주중 학교에 가면  방전되어서, 저절로 'energy saving" 모드가 되기도 했다. 

그나마 대학원 때는 혼자 실험하면서 solitude 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이 중간중간 있을 때는  Andrew Murray 나 헨리 나우웬 같은 이들의 책을 읽기도 하며 에너지를 회복했었다. 


지금은 어찌어찌하다 보니 무척 다양한 사람들을 많이 만나는 직업을 가지게 되었다.

스케줄을 조절해서 쉬는 시간을 가질 수 있거나, 잠시 멍 때릴 수 있는 직업도 아니라, 일하는 시간에는  highly engaged  되어 있어야 하는 종류의 일이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건 즐겁고 이제는  사람들에게서 힘을 얻기도 한다.

그래도 가끔 타인의 걱정 고민 아픔 등이 너무 크게 느껴지면,  내 가슴이 실제로 아파올 때도 있다 - 'physically' .


나이도 들고  사람들을 자꾸 만나면서 내향적 성향의 증상은 줄어드는 경향도 조금 있지만, 그 근본적인 성향은 바뀌지 않는다는 걸 많이 느낀다


그래서 이제는 내 성격을 극복하려 하지 않고, 그대로 인정하면서  홀로 에너지를 회복하는 시간을 의무적으로 가진다.  

어쩌다가 계속해서 'exposed' 되어서 지내면 몸과 마음이 너무 많이 힘들다. 아니면  굉장히 공격적 태도를 가지게 되거나 반대로 withdrawl 하게 되기도 한다. 이를 꽉물고 마음을 다스리며 일을 계속 해야 할 때도 있다.


앨러지가 심한 사람에게 '믿음'과 '노오력'으로 그 앨러지를 극복해서 allergen 이 많은 곳에 가서 살라고 하지 않는거처럼

내향적 사람들에게 '노오력'으로 그 성향을 극복하라고 타인이 그럴 수 없는 거 같다. 


내향적 사람들 또한 합당한 목적이 생기면 사람들에게 에너지를 뻇기건 말건 목적을 향해서 무섭게 매진하기도 한다.

그리고 외향적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곳에서 많은 일을 하고 있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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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바쁜 스케줄을 보내고 주말 집안 일을 좀 더  했더니 월요일 아침 에너지가 없어서 힘들었다.

그래도 월화수 스케줄을 소화해 내고 오늘 아침 잠시 쉬고 있다. 


그런데 셩경을 읽으며 묵상하려 해도  내게는 하나님/예수님께서 무척 전투적인 분들로 느껴진다.

기도를 할 때도 '전투'모드가 된다. 세상이 시끄러워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일부러 반대 성향의 성경말씀을 구글 서치해 보니, “Be still, and know that I am God" 라는 말씀이 나온다.

남은 30 분간 그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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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leasing2j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