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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11. 9. 14:35

영화 기ㅅ충 카테고리 없음2019. 11. 9. 14:35

큰 영화제 최고영예상 수상 소식을 접한 이후 계속 궁금하긴 했지만, 트레일러만 보고 스포일러를 안 봤었다.

막상 이곳 극장에서 개봉하고 난 후에는 이 영화를 볼까 말까 한참 망설였었다.

그 이유는, 영화를 보고 난 후에 부정적 감정 (슬픔, 불쾌함, 공포 등등)의 aftertaste 을 가지게 되지 않을까 싶어서였다.

그렇게 망설이며 맘의 준비를 충분히 하고 봐서인지, 영화를 본 후 부정적 감정에 휩싸일 정도는 아니었다. 그래도 계속 그 영화가 제기한 문제에 대해서 생각케 된다. 


화 스토리 전개방식은 the lottery 나 the overcoat 같은 류의 단편소설을 떠올리게 한다.

인간과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부각시켜 꽉 짜인 스토리로 풀어내는 비극.

(기 ㅅ 충은 블랙 코미디이긴 하다)

이미 잘 알려졌다시피 이 영화는 빈부격차, 계층 갈등을 다뤘다.

아무래도 빈부격차가 현세대의 가장 큰 문제의 하나이기에 이 영화는 공감을 얻었고 각광을 받았을지도 모르겠다

(영화의 예술적 요소들도 무척 훌륭할테고)


하지만 이 영화를 보고 나서 개인적으로 드는 생각은, 이 영화의  문제의식은 충분히 인정하되, 가난한 자와 부자를 나누는 시각에 함몰되지 말자는 거다. 만약 Critical mind 이 약하던 더 어린 시절에  이 영화를 봤다면, 이 세상 사람들을 양분하고 경계하는 시각이  더 강화되었을거같다. 


영화를 영화의 메시지에만 집중해서 감상해서는 안된다는 건 알지만... (교훈을 얻으려만 해서는 안되지만)

기 ㅅ 충에서 그려진 문제에의 해답을 굳이 다른 영화에서 찾고자 한다면,  Green Book, Roma, Charlie and the Chocolate Factory (마지막 장면)  같은 영화를 떠올리게 된다. 

인류 공통의 근원적 문제는 실재하고, 사람들은 각각 결핍과 아픔을 가지고 살지만,  부족한 가운데 서로에게 힘이 되어줄 수 있고 위로가 되어줄 수 있는 symbiosis 의 관계.  

물질적으로 풍요한 이들은 정신적 결핍이 있을 수 있고 , 인종과 학력/능력 등등 인간을 나누는 잣대는 여럿이기에 이 계층과 저 계층, 상반된 계층에 동시에 속할 수 있고, 주인이건 가정부이건  똑같은 아픔을 겪을 수도 있다. 그런 인류가 서로를 끌어안고 같은 테이블에 앉아서 서로를 환대하는 모습.


현실적으로 단순치 않고 쉽지 않은 지향점이긴 하다. 

그러나 그것은, 자신을 거역한 기ㅅ충같은 인간들에게 못박혀 돌아가신 왕께서 부활하심으로 몸소 약속하신 소망과도 일치한다.

그렇기에 기 ㅅ 충 영화에서의 생일 파티같은 세상을 한탄만 하며 살기보다는,

왕의 테이블에서 모든 계층과 종류의 사람들이 뒤섞인 성대한 파티를 꿈꾸며, 또 그것을 작게나마 실천하며 살아가고 싶다.

그것이 이 어두운 세상 속에서 (남을 살리는 건 물론이고) 자신이 숨쉬고 살 수 있는 방법인지도 모르겠다.

즉 redemption 이 없는 스토리보다는 redemption 이 있는 스토리로 세상을 살아가고 싶고,

그 redemption 의 스토리는 약속된 진리다.


영화로 시작된 train of thought 을 일단 이렇게 마무리한다.

영화 ㄱ ㅅ 충이 영화적 재미도 좋았고 완성도와 집중도도 높긴 했다. roma 나 Green book, charlie and the chocolate factory  보다는 스토리 짜임새, 재미, 영상미, characters 등은 훨씬 더 뺴어났다. 내 개인적 감상으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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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leasing2j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