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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16'에 해당되는 글 1

  1. 2018.08.16 할아버지 일기에서
2018. 8. 16. 15:37

할아버지 일기에서 카테고리 없음2018. 8. 16. 15:37

할아버지께서 평생 쓰신 일기를 가족들만 볼 수 있게 책으로 펴냈다.

돌아가신 아버지의 숙원사업이었는데, 작은 아버지께서 일을 이어받아 하셨다.


할아버지께서는 전통적 대가족의 가장 - 가부장셨다.  조선시대로 치면 '과거급제'해서 '관직'에 오른 가부장. 

할아버지의 professional life 는  아주 활발하셨다. 

또한 집에서는 아버지를 (나의 증조아버지를) 모시고 칠남매를 훌륭하게 양육하셨고.

제사를 많이 지냈는데 어머니 말씀으로는 일년에 열 몇 번 지냈다고 한다. 


그런데 stereotypical 가부장의 모습과는 달리 많이 온화한 분이셨다고. 오히려 할머니께서 강인하셨다.

할아버지 일기에 보면 부지런한 할머니를 많이 칭찬하셨고 자녀들을 향한 애정을 살갑게 표현하셨다.  

가사에도 참여하셨다는 기록이 나온다.

할머니께서도 할아버지 고시 공부하실 때 가족생계를 책임지시기 위해서 일하셨고, 평생을 근검절약하시며 올곧게 사셨다.

'사모님으로'  누리고 살 수 있는 여건이 넘치도록 되셨는데. 서울부터 김포까지 오가시며 쌀농사를 지으시기도 하셨다.  (그 때부터 주말 농장의 개념을 가지고 계셨는지 모르겠다.) 슈퍼우먼이셨던 듯.


할머니께서 새벽부터 식모와 농사일하시러 나가시면, 할아버지께서 출근 전 아침준비를 하셔서 증조할아버지와 드시기도 하셨다고.

할아버지나 할머니께서는 근면성실이 몸에 배이셨던 거 같다. 그 일이 집안일이건 바깥일이건 가리지 않으시고. 할아버지께서 쓰신 일기 중 "노동의 신성함"이란 말을 쓰셨다 ("향학의 열정"이라는 말씀과 함께).  아마도 윗세대분 많은 분들이 그러하시지 않으실까.


약 누군가가 남자가 바깥일을 하기 때문에 집안일에 참여하지 않아도 된다 하면 우리 할아버지같은 분도 계셨다 하고 말할 수 있다. 

그런데  여자 또한 professionally 활발하기 때문에 가사에 신경 아예 안 써도 된다해도 또한 우리 할아버지 같은 분도 계셨다 라고 말할 수 있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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든 일은 (가사건 바깥일이건) 동등한 것이다. 일에 따라서 intensity-wise, 집중력, 노력, 끈기, 전문성 등등이 더 요구되고 말고의 차이는 있다. 그런데 내가 여러가지 일을 해 본 바로는 집안일도 바깥일 못지 않게 intense 한 경우도 있다.  항상 그런 건 아니다. 그렇지만 육아, 양육을 함께 할 때는 당연히 그렇다. 

바깥일은 나눠할 수 없지만 가사일은 서로 채워주며 균형을 잡는게 좋겠다.

한 사람의 바깥일이 무척 바쁘고 다른 한 사람이 덜 바쁠 때는, 덜 바쁜 사람이 집안일을 좀 더 하는게 옳고

아이가 여러명이라서 육아만 하는 것도 힘들 경우에는 가사는 잘 나눠서 하는 것이 나을 것이고..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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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근면성실한 모습을 되돌아보며, 현재에 만족하며 조금 나태해지려는 스스로를 반성한다. 

이제는 집안일의 필요가 많이 줄어서 그에 대한 부담은 적지만, 수요가 커지고 있는 다른 일의 면에 있어서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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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분들께서 물려주신 것 (내외적 resource)를 소중히 여기며 사용하며, 그 분들 세대에서 일구신 것들에서 몇 걸음 더 나아가 이뤄야 하는 것들은 무엇인가 또 생각해 본다.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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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leasing2j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