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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에 해당되는 글 4

  1. 2019.11.28 Thanksgiving
  2. 2019.11.22 ㄷ백꽃 필 무렵
  3. 2019.11.11 피아노 이모
  4. 2019.11.09 영화 기ㅅ충
2019. 11. 28. 03:36

Thanksgiving 카테고리 없음2019. 11. 28. 03:36


어린 시절 한국에 있을 때 교회의 추수감사절 예배는, 추수를 celebrate 하는 추석행사로 여겨졌다. 쌀가마니와 송편이 연상되는.


미국에 와서, 또 해가 거듭될 수록 썡스기빙의 본래 의미를 조금씩 더 발견하고 있다.

'추수'감사절보다는 Thanksgiving 의 명칭이 더 어울린다.

 어딘가 보니 모세가 Thanksging 을 "invent" 했다는데..

광야를 헤매서 가나안 땅으로 가던 이스라엘 백성의 여정과

자유를 찾아 영국을 떠나 미국까지 온 필그림의 여정이 비슷해서 그렇단다..


그러니 정착해서 사는 농경민들의 추석과 필그림의 thanksgiving 은 그 성격이 좀 다르다,


얼마전     QT 본문이었던 민수기의 이스라엘 백성의 광야에서의 불평불만은 엄청나서 하나님의 분노를 살 정도인데,

 그에  대비되는 모세의 광야에서의 thanksgiving 이라.


그 thanksgiving 의 의미를 더 깊이 되새기는 기간이 되었음 좋겠다.

고향을 떠나 타지에 이주한 이로서,

영적 이집트를 떠나 광야생활 혹은 포로생활을 하는 동시에 이미 이 땅에 임하신 하나님 나라를 살아가는 이로서. 


그렇지만  퍽퍽하고 양이 넘 많은 터기를 매년 썡스기빙마다 챙겨먹는 전통까지 따라하기는 싫다.


그림은 여기서 https://www.dailyartmagazine.com/8-paintings-for-thanksgiving-that-will-warm-your-heart/


:
Posted by pleasing2jc
2019. 11. 22. 12:36

ㄷ백꽃 필 무렵 카테고리 없음2019. 11. 22. 12:36


지막 본 드라마는 미드 실리콘 밸리였고 (시즌 6 는 나중에 몰아서 보려 한다),

한국 드라마는 최근 3-4 년간 잘 안 보고 있었다.

ㅅ카이 캐슬도  몇 편만 보고 마지막 회는 신문기사에 난 걸 읽었고,

화제작이라는 다른 드라마들도 신문사이트에 뜨면 클릭해 보고 내용을 파악하는 정도.


그러다 우연히 만난 멋진 드라마.

netflix 에 뜨길래 클릭해 봤다. 첫장면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유튜브건 netflix 건 뭐건 켜 놓고 화면은 안 보고 다른 일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반해,

이 드라마는 한 장면 한 장면 놓치기가 싫어서 자리에 앉아서 (혹은 운동하면서) 집중해서 봤다.

두고두고 다시 볼 만한 명작 드라마다. 




:
Posted by pleasing2jc
2019. 11. 11. 08:55

피아노 이모 카테고리 없음2019. 11. 11. 08:55

나에겐 이모가 여러분 계신다. 그 중 둘째 이모가 이틀전 돌아가셨다.

이모에 대해서 몇 자 써야, 가슴에  얹힌 이 뭔가가 좀 사라질 듯 하다. 

둘쩨이모는, 막내딸이신 우리 어머니와는 나이차가 15세 정도는 되지 않을까 싶다.


둘째 이모는 신체에 장애가 있었다.

다른 자매들은 그 세대기준으로 키가 작지 않은 편인데,  둘쨰 이모는 척추의 문제로  체구가 많이 작았다.  이 사진 당시 초딩 3 학년이던 나랑 키가 비슷할 정도.  (사진의 중앙이 이모)


어린 시절에 놀림을 받았을 수도 있고 평생 움츠려 사실 수도 있었을텐데, 이모는 전혀 그러지 않으셨다.

몸이 약한 이모위해서 외할아버지께서 서울에 장만해 주신 집에 평생 사시면서, 전공인 음악을 살려 평생 피아노 선생님을 하셨다.

그래서 나와 내동생은 이모를 "피아노 이모"라고 불렀다.

이모 댁에 가면 피아노는 당연히 있었으며, 베토벤 얼굴 그림이 걸있었고 (인터넷에서 찾을 수 있는 흔한 그림), 각종 악보와 LP 판 등이 많았다. 그리 피아노 레슨을 받으러 온 학생들을 위해서인지, 위인전 한 세트가 있었다. 그런데 나는 이모댁을 방문할 때마다, 그 위인전 중에서 헬렌켈러만 집중적으로 읽었던 기억이 난다. 에디슨이나 퀴리부인 링컨 같은 분들의 위인전도 있었을텐데...

아마도 몸의 장애를 이겨내고 살아가시는 이모에게서 헬렌켈러같은 모습을 봐서인지... 왜인지는 모르겠다. 그 당시에도 내가 왜 이렇게 헬렌켈러만 읽지? 스스로도 의아해했었다. (국민학생이었는데)



리 어머니 말씀에 따르면, 이모가  젊은 시절 이쁘기도 했고 활달해서, 남자분들과 데이트도 많이 하셨다고

그러시다 신체건강하시고 성격좋고 성실하셨던  이모부를 만나 결혼하셨다. 

80-90 년대, 두 분은 강남 한복판에서 음악 학원을 하셨다. 이모부께서는 학원 밴 (봉고차)를 운전하시는 등의 일을 하셨다. 



나와 동생도 이모의 학원에 다녔었다. 나는 바이올린을 배웠고 동생은 피아노를 배웠다. 

그랜드 피아노가 놓여있던 원장실은 어른들의 아지트 비슷했다. 원장실 소파에 이모들과  (대학생이던) 사촌언니오빠들이 모여앉아 수다도 떨고 배달음식도 시켜먹던 기억이 난다. 중딩이었던 우리는 레슨을 받아야했고.

이모가 학생들 레슨을 시키는 모습도 기억난다.  당신보다 덩지가 더 큰 학생들에게 피아노를 가르치시며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박자를 맞추시던..

이모는 항상 에너지 넘치셨고  명랑하셨고, 삶에의 애착과 열정이 대단하셨다. 

내가 본 사람들 중 가장 낙관적 사람 중 하나이시다.


이모부가 돌아가신 후, 이모는 다른 지역으로 학원을 옮기셔서,  최근 1-2 년 전까지도 운영하셨다. 

몸이 안 좋아진 후, 집에 계시면서도 동네사람 피아노 레슨을 하기도 하셨다고.

이모께서는 피아노 선생님, 혹은 학원 원장 선생님이라는 자부심으로 평생을 사셨고 몸의 장애를 극복하셨는지도 모르겠다.

그렇기에 일찍 은퇴 안 하시고 80 대 중반까지도 일하셨는지.. 잘 모르겠다...


돌아가시기 전 몇 달은 건강이 갑자기 악화되어서 많이 고생하셨다고 한다.

그래도 돌아가실 때는 주무시듯 편안히 가셨다고 한다.


내가 대학교 여름방학 때 한국에 나가서 이모학원에 찾아간 적이 있다.  

이모는 무척 반가워하시며 근처 백화점에 나를 데리고 가서 옷을 사 주셨다. 정작 이모 당신께서는 자신감이 넘치시는데, 나는 속으로 "이 분이 우리 이모라는 걸 부끄러워하지 말아야 해. 내가 이모를 자랑스러워하는 모습을 이모와 사람들에게 보여야 해" 하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우리 피아노 이모는 실제로 너무나도 자랑스러운 분이시다. 

이런 내 맘이 이제는 하나님 곁에 계신 이모께 전달되기를 바라는 맘에서 이렇게 쓰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이제 편히 쉬세요, 이모....


:
Posted by pleasing2jc
2019. 11. 9. 14:35

영화 기ㅅ충 카테고리 없음2019. 11. 9. 14:35

큰 영화제 최고영예상 수상 소식을 접한 이후 계속 궁금하긴 했지만, 트레일러만 보고 스포일러를 안 봤었다.

막상 이곳 극장에서 개봉하고 난 후에는 이 영화를 볼까 말까 한참 망설였었다.

그 이유는, 영화를 보고 난 후에 부정적 감정 (슬픔, 불쾌함, 공포 등등)의 aftertaste 을 가지게 되지 않을까 싶어서였다.

그렇게 망설이며 맘의 준비를 충분히 하고 봐서인지, 영화를 본 후 부정적 감정에 휩싸일 정도는 아니었다. 그래도 계속 그 영화가 제기한 문제에 대해서 생각케 된다. 


화 스토리 전개방식은 the lottery 나 the overcoat 같은 류의 단편소설을 떠올리게 한다.

인간과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부각시켜 꽉 짜인 스토리로 풀어내는 비극.

(기 ㅅ 충은 블랙 코미디이긴 하다)

이미 잘 알려졌다시피 이 영화는 빈부격차, 계층 갈등을 다뤘다.

아무래도 빈부격차가 현세대의 가장 큰 문제의 하나이기에 이 영화는 공감을 얻었고 각광을 받았을지도 모르겠다

(영화의 예술적 요소들도 무척 훌륭할테고)


하지만 이 영화를 보고 나서 개인적으로 드는 생각은, 이 영화의  문제의식은 충분히 인정하되, 가난한 자와 부자를 나누는 시각에 함몰되지 말자는 거다. 만약 Critical mind 이 약하던 더 어린 시절에  이 영화를 봤다면, 이 세상 사람들을 양분하고 경계하는 시각이  더 강화되었을거같다. 


영화를 영화의 메시지에만 집중해서 감상해서는 안된다는 건 알지만... (교훈을 얻으려만 해서는 안되지만)

기 ㅅ 충에서 그려진 문제에의 해답을 굳이 다른 영화에서 찾고자 한다면,  Green Book, Roma, Charlie and the Chocolate Factory (마지막 장면)  같은 영화를 떠올리게 된다. 

인류 공통의 근원적 문제는 실재하고, 사람들은 각각 결핍과 아픔을 가지고 살지만,  부족한 가운데 서로에게 힘이 되어줄 수 있고 위로가 되어줄 수 있는 symbiosis 의 관계.  

물질적으로 풍요한 이들은 정신적 결핍이 있을 수 있고 , 인종과 학력/능력 등등 인간을 나누는 잣대는 여럿이기에 이 계층과 저 계층, 상반된 계층에 동시에 속할 수 있고, 주인이건 가정부이건  똑같은 아픔을 겪을 수도 있다. 그런 인류가 서로를 끌어안고 같은 테이블에 앉아서 서로를 환대하는 모습.


현실적으로 단순치 않고 쉽지 않은 지향점이긴 하다. 

그러나 그것은, 자신을 거역한 기ㅅ충같은 인간들에게 못박혀 돌아가신 왕께서 부활하심으로 몸소 약속하신 소망과도 일치한다.

그렇기에 기 ㅅ 충 영화에서의 생일 파티같은 세상을 한탄만 하며 살기보다는,

왕의 테이블에서 모든 계층과 종류의 사람들이 뒤섞인 성대한 파티를 꿈꾸며, 또 그것을 작게나마 실천하며 살아가고 싶다.

그것이 이 어두운 세상 속에서 (남을 살리는 건 물론이고) 자신이 숨쉬고 살 수 있는 방법인지도 모르겠다.

즉 redemption 이 없는 스토리보다는 redemption 이 있는 스토리로 세상을 살아가고 싶고,

그 redemption 의 스토리는 약속된 진리다.


영화로 시작된 train of thought 을 일단 이렇게 마무리한다.

영화 ㄱ ㅅ 충이 영화적 재미도 좋았고 완성도와 집중도도 높긴 했다. roma 나 Green book, charlie and the chocolate factory  보다는 스토리 짜임새, 재미, 영상미, characters 등은 훨씬 더 뺴어났다. 내 개인적 감상으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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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leasing2j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