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

4

« 2024/4 »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2022. 7. 23. 14:38

아이 쫓아가기 카테고리 없음2022. 7. 23. 14:38

아이는 English Literature 와 Theatre Arts 를 복수전공했다.
우리 부부 모두 이공계라서, 아이가 중학교를 졸업할 때까지는 당연히 이공계를 공부할 줄 알았다. 그런데, 고등학교 때부터 연극공연을 한 학기도 빠지지 않고 계속 참여하고, 뮤지컬 해밀턴을 다 외기도 하고, 글쓰는걸 좋아하더니 대학가서도 그 열정은 이어졌다.
쉐익스피어, virginia woolf, Samuel Beckett 등등을 공부하거나, 시나 스토리를 쓰는 클라스를 공부하고, 연극공연에도 계속 참여했다.covid 가 어느정도 심했던 4 학년 때는 professional actors 들과 함께 voice acting 으로 하는 쉐익스피어 맥베쓰를 공연했다 (라디오 극장같은.)
쉐익스피어의 sonnet 이 좋단다. 그리고 John Milton 의 Paradise lost 도 좋단다.
아이가 공연하는 연극은, 고등학교 때부터 다 가서 보고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아이가 고등학교 시절, 내 일이 끝나고 아이연극을 보러가려고 했는데, 갑자기 들어온 응급 환자를 부랴부랴 겨우 치료하고 연극시간에 가까스로 맞춰서 간적도 있다. 대학교 때 멀어서 가보지 못한 공연들은 recording 을 챙겨보거나 챙겨들었다.
아이아빠는 일찌감찌 (연극내용 이해를?) 포기했는지 일일이 다 챙겨보거나 듣지는 않더라.
내게도, 쉐익스피어를 포함한 많은 연극 이해는 도전적이다. 아무리 대학교 때 writing 을 부전공했고, 각종 writer 들의 책들을 영어로 가끔씩 읽고, George Eliot 이 여자라는 정도는 알고 있더라도, 고등학교 끝날 때쯤 미국 와서 engineering 을 전공한 이에게 쉐익스피어는 버겹다.
아이의 졸업식 때 그 벽을 더 높이 느꼈다.


대학 졸업식을 위해서 아이와 친구들이 각자의 졸업식 사각모에 그림을 그렸었다. 아이는 왼쪽과 같은 그림을 그렸다. 졸업모를 쓰고 가운을 입고 곰에게 쫓기는 한 사람의 모습....
이 그림을 보니, 가슴이 쓰라려졌다.
"아, 아이에게 학교생활이 이렇게 힘들었었구나..."
곰에게 쫓기는 것처럼 그렇게 힘들게 학교생활을 했나보다 짐작했다. 온갖 deadlines 에 쫓기며 잠도 못자고 페이퍼를 쓰던 아이의 모습이 저절로 떠올려졌다.
다른 아이들의 그림은 더 밝은 색으로 다양한 그림들이 그려져 있는데... 흐흐흑.

졸업식이 다 끝나고 아이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왜 그런 그림을 그렸어?"

아이의 대답: 응, 그건 쉐익스피어의 "Exit, pursued by a bear" 야.
헉, 자신의 심리묘사가 아니라, 쉐익스피어에 나오는 거라고?




"Exit, pursued by a bear," 는 쉐익스피어의 연극 중 가장 유명하기도 하고 악명높은 stage direction 이라고. <The Winter's Tale> 이라는 연극에 곰이 등장해야 하는데, 실제 곰을 쓸 수는 없으니 곰을 어떻게 실감나게 stage 해야 하는가가 큰 과제였다고. 자세한 정보는 다음 사이트에:
https://obviousstate.com/blogs/journal/exit-pursued-by-a-bear

 

Exit, Pursued by a Bear

"Exit, pursued by a bear" is a stage direction from Shakespeare’s The Winter’s Tale that is infamous for its hilarity and difficulty to stage. It's one of the best literary inside jokes (welcome to the club!) and it's a fun line we wanted to illustrat

obviousstate.com



아이가 공부한 것 중에 stage craft 를 하는 것도 있었는데, 그 떄 배웠나보다.
아이에게 물어보지 않았다면, 나는 내 스스로의 아마츄어 그림 심리 분석결과를 굳게 믿고 계속 가슴 아파할 뻔 했었다.

STEM 이 대세인 시대에서 전혀 다른 길을 추구하려 하는 아이.
대학 시절 중반 쯤에 법대를 갈까 치대를 갈까 조금 고민하다가, 학교에서 교수님들과 이야기해보더니 Theatre Arts 로 진로를 추구해보고 싶어졌다고.
아이의 얘기를 들은 내 (치과의사) coworker 가 그런다, "정말 adventurous 한 삶을 살려고 하는군요. 우리 세대와는 달라요, (영어로 말했음)"
정말 그렇다.
자신이 택한 길을 creative 하게 잘 개척해 나갈 수 있길 기도한다. (물론, 하나님께서 그의 뜻으로 인도해 주시길 기도한다)

한편, 아이의 그 세계를 어떻게 쫓아갈지가 내게는 큰 과제다.
영어공부를 더 열심히 해야 할 거 같다. 문학, 연극영화 공부도, 쉐익스피어 공부도...

:
Posted by pleasing2j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