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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6. 5. 03:16

목표와 공유 카테고리 없음2023. 6. 5. 03:16

나는 상당히 goal-oriented 환경에서 컸고 그런 성향이 강하다. 대학시절 예수님을 만나고, 삶의 어려움을 겪기까지는 "난 내가 목표한 건 꼭 이루고 말아,"라는 (누구하고도 나누지는 않은) 교만한 생각을 혼자 하곤 했었다. 지금 쓰고 보니, 드라마 안나의 "난 마음먹은 건 다 해요,"  라는 섬찟한 대사같다. 
한국이 대체적으로 목표지향적이기도 하고, 여전히 그러한 경향도 있다.  국가적으로도 교회에서도 학교에서도 어떤 표어와 목표를 세워놓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어린 학생들도 동원하는 분위기가 강했다. 물론 교육에서도 그러했고 지금은  훨씬 더 심한가보다.  
나는 고등학생이고 동생은 중학교 졸업 직후, 우리의 교육을 목적으로 미국에 온 후, 우리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집중된 하루하루를 보냈다. 그 시절 부모님이나 동생과의 매일매일 대화는 우리가 이뤄야 할 목표에 대한 거였다. 대화 뿐만이 아니라 우리와 나의 mentality 가 항상 목표에 집중되어있었고. 
그래서일까?  목표를 이루기 위한 것에 대한 대화가 아닌, 잡담 중심의 대화를 주로 나누는 이들을 만날 때면  생소하다고 느낀 적도 많다.  대화가 겉도는 느낌이 들기도 해서 불편한 적도 많았다.  이제는 새로운 이들을 만나서 small talk 을 좀 해야 하는 직업을 갖다보니 익숙해지기도 했고, small talk 속에 서로의 소식을 물으며 마음이 통하는 경험을 하기도 한다. 
미국에서 예수님을 믿게 되면서, 세상적인 것들을 목표로 했던 태도에서 예수님 그 분께 목표를 두는 태도로 서서히 바뀌는 과정을 겪고 있기는 하다. 
내 존재와 삶의 중심은 예수님이시다. 예수님이 아니시면 존재와 삶의 이유가 없어진다. 예수님이 아니셨으면 나는 이미 오래전에 이 세상을 떠났을 것이다.  
그러니 예수님이리라는 분을 누군가와 공유한다는 게 내게는 너무나도 중요하다.  중심이 되시는 예수님을 공유한다는것.
크리스챤이 많긴 히지만,  예수님이 진정으로 중심인걸 서로에게서 확인할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다. 세상에 워낙 이름뿐인 크리스챤이 많은데, 신앙과 삶이 일치된 이를 만나면 보물처럼 귀하다. 교인에 대한 핍박이 초대교회처럼 있는게 아니라서 예수님을 주님으로 고백한다고 해서 핍박을 받는 상황이 아닌 21 세기에,  진정한 크리스챤은 신앙과 삶이 일치되는 이인듯 하다. 진정으로 예수님을 주님으로 믿고 따르고, 예수님을 기다리며 ( wait on) 순종하는 자, 예수님을 위해서 자신의 손해와 불편을 감수하는자, 윤리적인 면에서도 세상사람들보다 더 철저할 수 있는 자 (하나님께서 보고 계신다는 걸 의식하는 자),  타인을 무례하게 대하지 않고 소중한 인격체로 존중하는 게 몸에 배인 사람들, SNS 허세 등 보여주는게 중요한 세상에서 조용하고 묵묵히 예수님의 뜻을 행하는 자, 어려운 이웃을 기억하는 자, 극심한 고통 속에서 (욥처럼) 하나님을 원망하는 한이 있을지라도 하나님을 부정하지 않고 끝까지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는 자, (교회나 공동체 내에서) gossip 하지 않는 자,  말(혀)를 조심하는 자, 하나님과 사람들앞에서 교만과 거짓을 멀리하는 자, 등등등... 성경에 나오는대로 사는 이들이고, 그런 이들은 정말 귀하다.  나 또한 정말 그렇게 되고 싶다. 
그래서 결혼도 예수님을 잘 믿는 남자를 골라서 했는데, 많이 티격태격해왔고 때로는 아주 심하게 티격태격했고 뭐 그러하지만, 예수님을 더 많이 공유하게 되리라 믿는다. 
동생은 어린 시절 나와  많은 걸 공유했던 best friend 였다고 할 수 있다. 지금은 자신의 와이프와 워낙 알콩달콩이기도 하다. 또한,  "남자가 부모를 떠나 아내와 연합하여..."라고 성경 말씀에도 있는데,  누나 및 시누이인 나는 더더구나 어느 정도의 거리를 지켜야지. 우리 가족에게 드라마 같은 어려움도 있었지만, 지금 동생과 그 와이프가 씩씩하게 잘 살아가는 모습이 보기 좋다. 교회도 잘 다니고 신앙을 잘 지키고 있어서 감사하다. 항상 위해서 기도한다. 
감사하게도 어머니와는 신앙이 배면에 깔린 이야기를 많이 한다. 내가 k 장녀라고 어머니께 잔소리를 많이 하기도 하지만, 사실은 (당연한거지만) 내가 어머니에게서 많이 배우고 있다.  아버지께서 돌아가신 후, 어머니께서는 삶의 크고 작은 어려움들을 마주할 때마다, "아빠도 돌아가셨는데, " 하시며, 아버지의 죽음에 비하면 그 어려움들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처연하게 대하시며, 신앙으로 이 시간을 이겨나가고 계신다.  
요즈음 어머니께서는 팀켈러와 달라스 윌라드의 책들을 다시 읽고 계신다고 한다. 새로운 책들을 자꾸 더 구입할 필요가 없으시다며 이전에 샀던 책들을 다시 읽고 계신다고. 며칠 전에는 Dallas Willard 의 <The Divine Conspiracy> 를 다시 읽고 계신다고 했다.  이전에 줄친 부분만을 다시 읽어보시는데도 좋다고.  최근 아이아빠도 Dallas Willard 의 유튜브를 듣고 있는듯 했는데... 그렇다면  나도 다시 읽어볼까 해서 책을 들어보니 2015 년에 읽었었네. 오늘은 그 책을 읽어봐야겠다.
아이를 위해서 기도한다. 그리 쉽지 않은 청춘을 보내고 있다. 나도 아이아빠도 내 동생도 또 많은 지인들이,  "앞이 보이지 않는듯한" 청춘을 보냈기에 걱정은 안 한다.  그 시간을 이겨내려고 견뎌내는 아이가 대견하다. 감사한 것은 아이의 주위에 좋은 친구들이 있다. 예의바르고 착한 아이들이다. 여행과 캠핑도 같이 다니고 미국의 집이나 영국의 친척집도 같이 방문하고 - 아이에게는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는 아이들이다. 또 감사한 것은 지극히 목표지향적인 나와 아이아빠와는 다르게 아이는  더 관계지향적이다. 가끔 이런 생각이 든다. 아이아빠가 이전에 "contra mundum"을 그렇게 외치더니 우리 아이는 딱 그 스타일이구나. STEM 이 중시되는 시대에 humanities 를 공부하고, 목표지향적이기보다 관계지향적이고, efficienty 를 따지기보다 더 empathy 가 강하고.  누구나 목표를 위해 숨가쁘게 달려가는 시대에 쉬어갈 줄 알고.  아이가 신인류일까? 지금 이 시간 예수님을 더 깊이 만날 수 있길 기도한다.
그리고 얼마 전 함께 여행했던 K, 어제 오랜만에 전화한 J. 그 외에 많은 이들... 소중하고 귀한 나의 친구들이다. 모두를 위해서 기도한다. 앞으로 함께 할 시간들 속에서 공유되는 예수님이 더 커지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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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leasing2j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