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을 좋아하지는 않는다. 시간이 지나면 어차피 시들 것이고, 꽃을 손질하고 병에 꽂고, 나중에 시든 꽃을 처리하는 게 번거로와서다.
꽃을 maintain 하는데 드는 시간과 노력 등이 아까워서다. 짧은 순간을 위해서 내 시간과 노력을 쓰고 싶지 않다는.
집에 있는 모든 화분은 low maintenance plants 이고 다육이 종류 뿐이다. 물을 한두달에 한번만 줘도 되는 것들이다.
그저께 한 달에 한 번 가는 community clinic 에서 꽃을 줬다. 누군가가 팔다가 시들기 시작하는 꽃을 community clinic 에 donate 한 걸 나눈거다. 그다지 가져오고 싶지 않았지만, 주는 걸 거절하기는 미안해서 한 다발 가져왔다.
집에 가져와서 그냥 통쨰로 compost bin 에 넣을까 하다가, 시든 꽃잎과 잎을 떼내고 아무 꽃병에나 꽂았다. compost bin 을 가득 채워가는 시든 꽃잎/잎에, "compost bin 을 비우러 또 나가야 되잖아?" 속으로 투덜투덜 거리는 시간이었다.
손질을 하고 보니, 이쁘긴 하다. 사진 찍을 생각도 24 시간 이상 안 하고 있다가, 사진이라도 한 장 남기자 하고 어젯밤 사진을 찍어보니 그럴 듯 하다.
이 순간 만이라도 꽃을 좋아하는 척 하면서 사진을 찍자.
이 꽃을 들여다보고 있을 시간은 별로 없을 것이다. 화병은 탁상 위에 외롭게 남겨져 있다가 며칠 지나면 꽃병의 물은 뿌옇게 변할 것이고 꽃잎은 시들시들해지겠지. 그리고 또 난 투덜투덜거리며 뒷정리를 하겠지.
나이가 들면 꽃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고 하고, 주위 사람들을 봐도 대충 그러하다. 왜 그럴까?
인터넷에 찾아봐도 그에 대한 글들이 많다.
내가 앞으로 만약 꽃을 좋아하게 된다면, efficiency를 더 따지는 삶을 벗어나 순간일지라도 소중한 삶과 세상의 아름다움을 더 appreciate 하게 된 거라고, 또 그런 마음의 여유가 생긴거라고 받아들일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