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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8. 24. 03:32

악몽과 멍멍이꿈 그리고 기도 카테고리 없음2020. 8. 24. 03:32

는 예지몽이나 꿈을 spiritual 하게 대하는 걸 잘 믿지 않는다.  신비의 영역을 그다지 안 믿으려 하는 편이다. 

아니, 하나님의 신비는 믿지만, 신비한 영역의 영적은사가 일부 사람들에 의해서 악용되는 게 싫어서다. 

아이아빠와 처음 사귈 때 "난 꿈이 많아요" 한 적이 있다

바라고 소망하는 '꿈'이 많다는 의미였는데,어쩌다보니  대화 문맥 속에서 그게 (예지몽같은 영적의미의) 꿈을 많이 꾼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져서 방언/예언 같은 영적 은사에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은 아이아빠에게 황당하다는 여김을 받았다. 내 statement 도 그다지 심각한 것이 아니었기에 난 스스로를 defend 하지 않았고, 남편은 두고두고 날 놀리곤 했다. 

 

막상 누군가가 예지몽이나 예언같은 얘기를 면, 난 극도로 scrutinizing mode 가 되어서 그 사람이나 꿈에 대한 결론을 유보해 놓고, 관찰하고 evaluate 하는 단계에 들어선다.  어떤 종류의 사람인가? 그런 은사가 진짜 있는가? 


예지몽이나 영적의미를 가진 꿈이 남발되고 악용되는데는 반감이 있지만, 꿈이 사람의 심리 등을 반영하거나  과거의 경험이 꿈에 반영된다는 이론 등은 신빙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재미있는 꿈을 꾸는 건 좋다. 예를 들면  하늘을 나는 꿈이거나, 좋아했던 연예인들이 꿈에 나오거나, 미국 대통령 두 명과 내가 담판을 하는 꿈이거나 , 오바ㅁ가  날 칭찬한대거나 하는 꿈들. 당연히 멍멍이꿈들이지만, 그런 꿈들은 재미있다.  실제 삶은 그다지 exciting 하지 않고 평범한데, 가끔 그런 꿈이라도 꾸면 기분이 좋아진다.  

10 년 전 캘리포니아에 이사 온 이후로는 악몽을 여러 번 꿨다. 일련의 사람들이 날 괴롭히는 꿈이었고, 난 항상 소리를 치면서  깼다. 어떨 때는 "주 예수의 이름으로 물러나라" 하기도 하고 어떨 때는 주기도문을 외치며 깨는 식이었다. 약 3-4 년 전 꿈 속에서 또 그  사람들에게 해코지를 당했고 난 "무엄하도다, 네가 감히 내게 그럴 수가 있느냐? 무엄하도다!"  계속 크게 소리치면서 잠에서 깼다. 잠에서 깨고 나서도 스스로 황당해서, "내가 전생에 조선시대 왕이나 공주였나?"하는 비기독교적 생각을 잠시 했다. 이런 악몽들이 어떤 traumatic experience 를 반영하는지 어떤지..하여튼 "무엄하도다" 꿈 이후로, 소리지르며 깨악몽을 안 꾸고 있어서 감사하다. 그 꿈 탓이 아니라, 여러모로 내 맘이 좀 더 정리되고 있어서 그런거같다.   그런 악몽을 꿀 때 꿈 속에서 무척 괴롭다.


어머니 세대나 그 윗세대 분들은 그런 신비로운 은사를 더 많이 믿는 편이신거 같다. 어머니께서는 방언의 은사에 대해서는 skeptical 하셨으면서 (방언의 은사 준다고 헌금 받으며 순회하던,  약장사같던 전도사를 거부하신 적도 있으시면서), 꿈의 신비로운 영역은 더 믿는 편이시다. 어머니께서는 내게, 어머니께서 꾸신 꿈들을 항상 얘기하시는 편이고 난 "다 멍멍이꿈 아니에요?" 하며 웃는다. 어머니 꿈이 항상 맞는 건 아니다. 워낙 꿈을 많이 꾸시기도 하시고... 그런데 어머니 꿈이  맞은 적은 몇 번 있다. 동생이 중학생 때 보이스카우트 해외 캠핑을 간 적이 있다. 그 기간동안 어머니께서 동생이 눈을 다쳐서 꿈에 나왔다고 하시며 걱정하셨다.  그런데 실제로 동생이 눈에 부상을 당해서 돌아왔다. 아주 심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가벼운 부상도 아니었던 사건... 등등.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난 후, 아버지가 꿈에 나오실 때는 무척  좋아하신다. 최근 홍수로 엉망이 된 어머니의 정원을 꿈속에서 청소하기도 하셨다면서... 그렇게 아버지가 나오는 꿈들은 나도 실제로 아버지가 놀러오신거라고 믿고 싶다... 그래서 "아빠가 엄마 걱정되어서 오셨나보다.."  답하고 그렇게 믿는편이다. 이런 것들에서 과학적인것 성경적인것을 따지는 건 잔인하기 그지없다. 그런 건 그냥 넘어가도 된다. 만약 어떤 목사가 교인에게 꿈에서 교인의 조상님이 나와서 자신에게 큰 돈을 주라고 했다면 그건 사기다. 


그런데 지난 수요일인가, 어머니와 전화할 때 어머니께서 "A 는 잘 있니? A 가 내 꿈에 나왔는데 아주 편안한 표정이더라," 하셨다. A 는 내가 많이 불편하게 생각하는 이이고, 멀리 살기에 소식도 잘 모른다.  3-4 년 전 나의 "무엄하도다"했던 꿈에 나왔던 상대편 중의 하나다. 나도 그 사람의 소식을 잘 모르기에 "잘 모르겠어요," 하고 지나갔다.  만약 내가 A 얘기 시작을 하면 어머니께서는 "화해해라! 네가 연락해라,"하시며 밑도 끝도 없이 날 타이르실 것이기에 될 수 있으면 A 에 대한 대화를 피하는 편이다. 어머니께서는, 내가 어떤지 아시기에 먼저 말씀 안 하시지만, 어떤 chance 를 딱 포착하시면 날 마구마구 타이르신다 - 몇십분이고 한시간이고... 그럼 난 상황과 현재 내 상태 등에 대해서 어머니께 설명해야 하고.  

어머니와 전화를 끊고 곰곰 생각해 봤다. 난 더이상 A 등을 미워하거나 원망하지 않는다. 멀리 있기에 마주칠 일이 없지만 계속해서 기도하는 중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A 가 현실 속에서 내게 했던 행동들이 떠올라 괴로울 때가 있다. 그래도 그를 위해서 많이 기도해주자고 하고 실제로 거의 매일 기도한다. 어머니가 꿈얘기 하시기 며칠 전에 문득 어떤 일로 trigger가 되어서 이전 일들이 막 떠올라 맘이  괴롭고 힘들었다. 그도 항상 악한 맘을 가지고 내게 그런 건 아니라고 믿지만, 그래도 내겐 무척 힘들게 받아들여진 일들이 있다. 

 그래도 계속 기도한다.

어머니 꿈대로 A 가 편안하길 기도한다. 또 잘 살기를 진심으로 기도한다.  

(지금 요셉에 대한 설교 들으며, 성경 속에는 요셉이나 다니엘처럼 하나님의 은사로 꿈해몽하는 이들도 있었는데.. 하면서 문득 최근 일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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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leasing2j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