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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7. 18. 11:11

루이지애나 구경 카테고리 없음2022. 7. 18. 11:11

지난 5 월 어머니와 동생네와 함께 루이지애나 구경을 했다.
동생은 지금 다른 지역에 근무/거주 중이지만, 동생집이 루이지애나에 있어서 거기 머물렀다. 대공사중인 본채에는 못 머무르고 완성된 뒷채(옛명칭: slave quarters) 에만 머물 수 있었다. 뒷채는 이층구조에 각 층에 화장실, 작은 부엌, 방들이 있어서 뒷채만 해도 충분히 편했다. 옛날에 slave 가 꽤 있던 집이었나보다. 우리가 지내기에는 보통집 같았는데, 옛날 노예분들이 거기서 생활하던 건 어떠했을까 상상해봤다. 본채가 완공되면 본채에 와서 지내보라고 하는데, 거기는 천정이 보통 높은 게 아니라서 잠이 올지 모르겠다. 드레스를 입고 가야 할 거 같은 분위기다.

하여튼 덕분에 뉴올리언스 및 French quarter immersion 을 며칠 동안 잘 했다.


루이지애나를 다시 찾은 건 거의 20 년 만이다. 공학 대학원생일 때 학회가 있어서 며칠 갔었는데, 지도교수님(당연히 여성)과 함께 숙박한 호텔은 French quarter 와 많이 떨어진 후미진 곳이었는데 정확히 어딘지 기억 안 난다. 그 당시 지도교수님은 교수된 지 얼마 안된 '가난한' 교수였기에 저렴한 호텔을 잡았었다. 그래도 로프트 이층구조라서 각 층에 침대가 따로 있긴 했다. 지도교수님과 교수님의 지인들과 함께 French quarter 의 좀 fancy 한 식당에 가서 저녁을 먹긴 했었다. Crawfish 가 들어간 creole 요리를 처음 먹어봤었다. 밤에 구경한 French quarter 의 분위기가 흥미로워서 언제 한 번 다시 오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드디어 구경할 수 있게 된거다.
동생 말로는 French quarter 는 목금토일 밤에 엄청 붐비고 왁자지껄 시끄럽다고. 쓰레기, 오물등이 거리를 오염시키기에 아침마다 청소를 한단다. 아이들과 구경하기에는 건전하지 못한 풍경들도 있었다. 십대도 안 가는게 좋을 듯 하다. 어른들은 꼭 한 번 쯤 가볼만한 곳이다.

뉴올리언스 에서 구경한 것들, 먹은 것들 리스트를 대략 추린다.

(1) Guided Tour Gallier Hisotric Tour. 뉴올리언스 건축가 James Gallier Jr 의 집 구경. 뉴올리언스 역사와 건축양식 등에 대해서 설명을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French quarter 의 건축양식은 spanish 스타일이다. 그런데 난간의 초록색은 Paris Green 이라고. 그 당시 최신 컬러였다고 했다. 뉴올리언스의 무더운 날씨를 극복하기 위한 여러 장치들이 있는게 흥미로웠다. 발코니 바닥에 경사가 져 있는데 집이 낡아서 그런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라 비가 많이 올 때 빗물이 아래로 흐르게 하도록 그렇게 지었다고.

https://hgghh.org/ 에서 퍼 온 전경 사진
직접 찍은 정문 사진 - Paris Green 색상
직접 찍은 집 내부 - 가족들이 여가를 즐기던 공간


(2) New Orleans Auction Galleries - 부자들 저택에서 나오는 물건들을 다 모아서 경매에 부치는 estate sale 을 주로 한다고 한다. 우리가 갔을 때도 큰 창고에 각종 가구들과 조각들, 접시들, 보석들 온갖 물건들이 쌓여있었는데, 그게 다 저택 하나에서 나온 물건들이라고 한다. 아주 큰 식탁만 해도 다섯개는 넘는 거 같았다. 미국 부자들은 이렇게 살아왔구나 짐작할 수 있었다.

갤러리 외부 - 홈페이지에서 퍼옴
갤러리 내부 - 홈페이지에서 퍼옴


그 중 맘에 들었던 장식그릇 하나 - 미국 역사 속 노예들의 애환이 배여있는 듯 했다. 정확한 가격 (starting price) 은 기억 안 나는데 몇 백불 정도였던 거 같다. 사진만 찍어왔다.

Auction gallery 에서 맘에 든 장식그릇 - 몇 백불 정도의 가격으로 경매가 시작되는듯.


(3) M. S Rau Antique: 말이 '골동품' 가게이지 박물관이나 다름없었다. 몇 층 건물에 시계, 보석, 가구들, 장신구들, 그림들을 전시해 놓고 판매 중이었다. 유명인들이 썼다는 지팡이, 안경 컬렉션도 있었다. 아주 자신있게 들어가서 마치 구매력 있는 고객인듯 구경하다가, 유리진열장에 전시된 큰 체스판을 보고 현타가 왔다. $1,985,000!

M S Rau 홈피에서 퍼온 체스판

모네와 같은 유명화가 그림들에는 몇 밀리언의 가격표가 붙어있었다. (십 몇 밀리언 혹은 몇십 밀리언이었을수도 - 기억이 가물가물)
아래 사진은 영화 속 비비안 리가 헀다는 귀걸이. 얼마인지는 기억 안난다.
지금 찾아보니까 이건 좀 '쌌네(???)' . $28,500

영화 시저와 클레오파트라 귀걸이


이런 물건들을 구입할 능력도 없고, 흥미도 없지만, 그저 'experience' 로 여기고 구경 잘 했다.

(4) 기념품 구입: 위와 같은 곳에서 구경 잘 하고 기념품은 거리의 작은 갤러리에서 구입했다. 원래 돌판에 그림 그린 걸 사려고 했는데, 그 가게는 문을 닫아서 그건 다음에 사기로 하고, 밑의 25 불짜리 그림을 샀다.

내가 막 계산하려고 하는데 동생이 돈을 내줬다. 그 순간 내가 뒤쪽 벽의 더 큰 200 불짜리 그림을 가리키면서, 동생한테 한국어로 "저거 사줘," 그러니까 한국어를 전혀 모를 가게 주인이 알아듣고 웃더라. (가게주인 비지니스 카드)


동생이 더 큰 그림은 안 사줬지만, 동생덕분에 뉴올리언스 구경을 잘 해서 용서해줬다. ride 도 다 해주고, 공연도 구경시켜주고, 잠도 재워주고, 여행가이드도 잘 해주고.


(5) Preservation Hall :

홈페이지에서 퍼 온 사진

Live jazz performance 를 들었던 곳. 동생 덕분에 가장 앞자리에 앉아서 구경했다. 우리가 갔을 때는 흑인분들과 백인분들이 뒤섞여있는 팀이었는데, 피아노는 동양계 여자분 (일본이름) 이 치셔서 인상적이었다. 모두 남부 액센트를 쓰시긴 헀다. 신나는 재즈를 뉴올리언스에서 직접 듣다니~ When the Saints go marching in 을 불러주는데 아는 노래가 나오니 반가웠다. 루이 암스트롱의 버전 비슷하면서 더 빠르고 신났다.

(6) Pat O'Brien's: Dueling piano lounge
칵테일과 술을 마시면서 피아노 듀엣 연주와 노래를 듣는 곳. 종이에 신청곡을 적어서 지폐와 함께 피아노에 올려놓으면 순서대로 불러준다.
나는 술을 못 하는데, 붉은색 칵테일을 시키긴 했다. 몇 모금 마셨는데 달콤했고, 좀 취하더라. 대부분 남기고 나왔다.
피아노를 치는 두 명 중에, 신청곡을 힙합 스타일로 피아노를 치며 부르는 오른쪽 여자분이 인상적이었다.
어머니께서 "What a wonderful world" 를 신청하셨는데, 왼쪽 사람이 불러줬다. 공연자도 신나게 피아노 치며 노래 부르고 관객들도 떼창하고.. memorable moment 였음

직찍: 우리 간 날 공연한 분들



(7) Cafe du Monde: Bignets - 뉴올리언스에서 유명한 도넛. 발음하는게 불어식인데 잊어버렸다. Bignets 에 관한 정보

인터넷에서 퍼옴

뉴올리언스 특산품이라서 먹었다. 맛이 특별하지는 않으나 자꾸 손이 가긴 하더라. Funnel cake 비슷한 맛이었다.


(8) Luke - 레스토랑 "creole-inspired Brasserie" 란다. 유명 chef John Besh 라는 사람의 소유인지, 아니면 그 사람이 시작한 레스토랑인지, 그 사람의 요리책들이 진열되어있었다. 지금 chef 는 Erick Loos IV 라는 사람이란다.

이런 분위기 - 인터넷에서 퍼옴.

Crispy Brussels Sprouts, Gulf Shrimp Etouffee, jumbo Louisiana shrimp &grits, 그리고 이름이 기억 안 나는 홍합탕 종류를 시켰다. 네 명이 나눠먹었는데, 홍합 요리가 양이 많았다. 뉴올리언스 creole 스타일 요리를 오랜만에 다시 맛보니 반가웠다. 또 가서 먹고 싶다.

(9) 호텔 district 는 French quarter 가장자리, Mississippi River 에 가까운 지역에 모여있었다. Westin Hotel 의 event room 에서 내려다 보는 French quarter 전경이 좋다고 해서, 가서 구경만 했다. 이벤트룸에 아스트라제네카 회사 모임이 있는듯 했지만 살짝 들어가서 구경해도 괜찮았다

(10) 그 외에 작은 딤섬 식당, 인도식당, 브런치 식당, 베트남 식당도 갔다. 다 좋았다.
French quarter 바깥쪽 Garden District 의 저택들을 구경했다. 그곳 건축양식은 Greek Revival 스타일이 대부분이었다. Sandra Bullock 의 집도 겉에서 구경했다. 그녀의 여러집들 중 하나이리라.
French quarter 중심가에는 Nicholas Cage 가 소유했었던 집도 있다.
아, 그리고 영화 Green Book 의 한 장면에 나왔다는 햄버거집도 그 앞에서 봤다. 언제 다음에 가면 먹어봐야겠다.
1770 년대에 지어진 건물에 있는 Lafitte's Blacksmith shop 술집도 인상적이었다 - 구경만 헀음. 해적들이 활동하던 시대에 지어진 건물이라고.
영화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에 나오는 전차 Desire (불어식으로 발음해야 하는듯) 도 봤다. 영화를 안 봤는데 언제 영화를 봐야겠다.

워낙 이곳저곳이 역사적 장소이고, 영화배경이 되기도 하고, 문화적으로 리치한 곳이라서 다음 표지판과 같은 joke 가 통하는 곳. 샌드라 불럭 이웃 다른 집에 걸려 있던 표지판이다.



시끌벅적스럽고 문화적으로 다채로운 뉴올리언스를 구경하고 south bay 에 오니,
신나는 재즈 BGM 의 스페니쉬 스타일 화려한 저택배경에서 찍은 3D imax motion picture 을 정신없이 보고와서,
배경음악 전혀 없이 고요하고 평온한 ranch style house 들을 찍어놓은 still photo 를 마주한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둘 다 장단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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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leasing2j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