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애 첫 신경치료를 받았다.
콜라를 많이 마셔서 새로운 충치가 생겨서는 절대 아니고, 이전에 있던 deep restoration 이 오랜시간에 걸쳐 치아 내 신경을 자극해서 그렇다.
약 열흘 전, 첫 증상을 느꼈는데 혹시나 괜찮아지지 않을까 하면서 fluoride varnish 나 gluma 를 apply 하기도 하고.
이미 irreversible pulpitis 에 들어선 걸 알면서도 혹시나 괜찮아지지 않을까 하는 심정이라니.
덕분에 full course of disease (pulpitis) progression 을 경험해 볼 수 있었다.
점점 더 찬물, 더운물, 상온의 물에의 통증이 심해지더니, 급기야 어제는 물도 마실 수 없는 상황이 되었었다.
이전에 어떤 환자가 그렇게 했다는 걸 기억하고, 빨대를 써서 그 치아에 닿지 않게 물을 마시는 나의 pathetic 한 모습이라니.
내가 거울보면서 직접 치료해봐? 하는 생각도 해 봤으나, 그건 불가능하다. 아주 극소수의 치아에 따라서 가능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불가능하다.
다행히 한 선배님하고 약속을 잡아서 오늘 치료받았다. 아침도 못 먹고, 양치물에 이가 아프지만 양치만 겨우겨우 하고 appointment 에 갔다.
아직 dull ache 가 있긴 하지만 물을 맘놓고 마시고 밥을 먹을 수 있다는것만 해도 감사하다.
치료받고 마취가 풀린 오후에는 내 치아와 같은 치아문제로 온 환자 치료도 했다.
환자들의 심정을 더 이해하게 되었다고 해야하나?
그동안 매일매일 보고 듣기만 하던 치통을 직접 경험해 보는 건 humbling experience 였다.
하는 일에 더더욱 성심성의껏 임하고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 도우심을 구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