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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19'에 해당되는 글 1

  1. 2020.12.19 동경했으나 그립지는 않다.
2020. 12. 19. 12:20

동경했으나 그립지는 않다. 카테고리 없음2020. 12. 19. 12:20

얼마 전 alma mater 에서 holiday greetings 라며 이메일을 보내왔다. 

동영상 e-greeting 이었는데 예년같으면 무시했을 가능성이 큰데, 이번에는 클릭해봤다. 

눈이 잔뜩 쌓인 캠퍼스에서 눈싸움을 하는 학생들 모습을 보여주는데,  영화의 한 장면처럼 느껴진다. 영화 러브스토리의 BGM 이 24 시간 내내 깔려있을 듯한 풍경이다.


어린 시절, 보스턴은 무척 동경하던 꿈의 도시였다.  프레피 스타일의 옷을 입고 영어책을 잔뜩 들고 저런 교정을 누비며 공부하는 미래를 상상하곤 했었다.

꼭 그 꿈을 열심히 추구해서라기보다는, 어찌어찌하다보니 보스턴에서 십수년동안 공부하고 생활할 수 있었는데...

오랜만에 보는 보스턴 캠퍼스 풍경은 여전히 이국적이기만 하다. '외국'같은데서 살았구나. 아련하다.

보스턴에서 공부할 수 있었고ㅡ 그곳에서 생활할 있는 시간을 허락하셨기에  정말 많이 감사한다.


그.런.데. 보스턴이 그다지 그립지는 않다. 

오히려 꿈 속에 기분 나쁘게 등장하곤 하는 배경이 저곳일 정도다. 혼자 덩그러니 기숙사 책상에 앉아 외로움과 싸우며 공부하는 장면, 캠퍼스를 헤매는 꿈 등등...

그런 꿈을 꾸고나면 "헉 꿈이었구나. 다행이다. 돌아가고 싶지 않아. 지금 현재가 너무 감사해," 할 정도다.  

현실은 BGM 이 깔리는 영화 속 한 장면이 아니라,  스트레스레벨이 무지막지한 처절하고 척박한 순간순간들이었다. 


언젠가 어떤 목사님이 이런 비슷한 맥락의 얘기를 한 적이 있다. 야곱이 오랫동안 라헬을 바랬는데 혼인 다음 날 마주친 건 리아였을 뿐이듯이,

우리가 오랫동안 바라 온 것들, 간절히 바라고 기도했던 '라헬'과 같은 것들이 막상 '기도응답'을 받으면 '리아'로 돌변할 수 있다고. 

내게도 많은 것들이 그러했었다. 뭔가를 간절히 바라고 위해서 기도했는데, 막상 그토록 바라던 것들을 가지게 되었을 때는 그것들로 인해 괴로워지는 순간들이 무척 많았다.

그런데 그것들로 인한 고통과 고난을 겪으면서 오히려 하나님과 가까워지는 경험들... 

(그리고 그렇게 하나님께 가까워졌을 때 하나님 안에서 '그것들'과도 조화로운 질서를 이래저래 찾게 되기도 하고)

하나님께서 바라시는게 그거였으리라.


아... 그러고 보니 위의 캠퍼스가 그립지는 않은데,

캠퍼스 곳곳에서 하나님께 기도하던 시간들은 그립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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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leasing2jc